2008년 04월 06일
간통과 우주
밤의 TV는 시사와 정치, 사건사고의 시끄럽고 어두운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, 어제 밤 간통을 내용으로 한 '그것이 알고 싶다'와 '우주 정거장, 그 너머'라는 두 프로그램은 생각의 차이라는 면에서 극한 대조를 보여 주었다.
간통죄로 고소하겠다며 배우자의 뒤를 쫓으며 배신감에 절망하는 사람들은 법만이 자신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거라지만, 실제 간통죄로 징역을 사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며 법에 호소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남는 것은 상처 뿐이라는 것이었다.
뒤이어 시작한 '우주 정거장, 그 너머'에서는 지구의 수명이 이제는 약 5억년 정도 남았다는 것, 달과 화성에 로봇을 보내 그 곳의 토질과 생명체가 살고 있는 지의 여부 등을 조사해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의 조건이 되는지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인터뷰가 나왔다.
1시간 동안 깜깜한 밤 하늘처럼 어두운 우주안에서 반짝거리는 행성들을 보면서 그 전에 본 심각한 내용의 간통에 대한 프로그램은 금새 잊게 되었다.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남녀의 모습은 우주에서 고화질 화면으로 지구를 통틀어 보여주는 순간, 너무도 하찮은, 그까짓 거에 왜 그렇게 인생을 걸고 싸우려 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.
사람을 사랑하는 게 집착으로 변해서 애지중지 하는 물건 마냥 옆에 끼고 붙들어 두려는 것은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얼마나 티끌 만한 일인가. 사람으로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, 우주라는 새로운 환경을 보니까 이 다음 생에도 사람으로 살고 싶어졌다.

# by | 2008/04/06 16:05 | 시든세상 | 트랙백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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